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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거장의 시선이 사람을 향하다’ 내셔널겔러리 초청전에서 꼭 봐야할 명작 10

by 행복한오즈 2023. 7.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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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시대, 사람들은 옛 그리스 로마 사람들처럼 다시 인간을 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종교와 신은 여전히 유럽 미술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였지만, 신의 세계를 그리던 그림에 사람이 관찰한 세상이 담기기 시작합니다.

 

16세기 교회가 분열하면서 한편에서는 가톨릭 신앙을 북돋우려 감동적인 미술을 발전시켰고, 다른 한편에서는 종교미술이 우상 숭배를 불러올까 염려하면서 화가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사람과 그 주변의 일상으로 옮겨갑니다. 시간이 흘러 사회가 변화하면서 사람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확장되었고, 개인 그리고 나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집니다. 그림은 '무엇을 그리는가? 얼마나 닮게 그리는가? 의 문제에서 벗어나게 되었습니다.

 

이 전시회는 영국 내셔널갤러리가 수집해온 유럽회화를 국내에 최초로 소개한 전시회입니다.

르네상스에서 인상주의까지, 보티첼리에서 반 고흐까지, 50여 명의 거장들이 그린 명화를 볼 수 있습니다. 15세기 부터 20세기 초까지, 중세 이후 500여년 세월을 한 눈에 볼수 있습니다.

 

화가의 시선을 따라 멋진 그림을 감상하다 보면 그 시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52점의 명화 중 개인적으로 좋았거나 꼭 보고 싶었던 10점의 명화를 소개합니다.

산드라 보티첼리 Sandro Botticelli

성聖 제노비오의 세 가지 기적 Three Miracles of Saint Zenobius

1500년경, 목판에 템페라, 64.8 x 139.7 cm, The National Gallery, London

 

5세기에 살았던 피렌체 주교 제노비오의 삶을 그린 연작 4점 중 두 번째 작품입니다. 성 제노비오는 훗날 수호성인이 되었으며, 이 그림에는 보티첼리가 살았던 15세기 당시 피렌체의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자를 대고 그은 듯한 선 원근법이 그림에 공간감을 줍니다.


보티첼리는 장식적이고 우아한 그리스, 로마 신화 주제의 그림들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러나 말년에는 도미니크회 소속 수사 지롤라모 사보나롤라(1452-1498)를 추종하면서 이 작품처럼 경건하고 담백한 종교화를 주로 그리게 됩니다.

라파엘로 Raphael

성모자聖母子와 세례 요한 The Madonna and Child with the Infant Baptist (The Garvagh Madonna)

1510-11년경, 목판에 유화, 38.9 x 32.9 cm, The National Gallery, London

 

로마 교외를 떠올리게 하는 풍경을 배경으로, 갈대로 만든 십자가를 든 세례 요한이 아기 예수에게 훗날 겪게 될 수난과 부활, 신성한 사랑을 상징하는 카네이션을 건넵니다. 섬세하게 표현한 성스러운 인물들 사이의 교감이 돋보입니다. 배경의 건축물과 성모의 모습으로 강조된 두 아이의 손이 화면 중앙에 있으며, 안정적인 삼각형 구도 속 인물들이 배경과 조화를 이룹니다.

 

이 작품은 전성기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화가인 라파엘로가 바티칸 교황궁에 자신의 걸작인〈아테네 학당〉을 그리던 시기에 그려졌습니다. 가바 남작 조지 캐닝(1778-1840)의 소유였으므로 '가바의 성모'라고도 불립니다.

야코포 틴토레토 Jacopo Tintoretto

빈첸초 모로시니 Portrait of Vincenzo Morosini
1575-80년경, 캔버스에 유화, 85.3 x 52.2 cm, The National Gallery, London

빈첸초 모로시니(1511-1588)는 1572년 교황 그레고리오 13세의 즉위식에 베네치아 대표로 참석했는데, 이때 황금 스톨 기사단의 기사로 임명되었습니다. 어깨에 걸친 금실로 수놓은 스톨이 이 기사단의 상징입니다.

틴토레토는 모로시니의 날카롭고 예민한 성격을 위엄 있게 표현했습니다. 노인의 얇은 피부, 앙상한 코, 주름진 얼굴 속 옅은 파란색 눈이 우리를 꿰뚫듯 쳐다봅니다. 얼굴은 물감을 꼼꼼하게 덧칠한 반면 옷은 빠른 붓질로 채웠습니다. 틴토레토는 베네치아를 대표하는 화가로, 피렌체 전통올 따른 미켈란젤로의 선과 구성, 그리고 베네치아의 전통을 따른 티치아노의 색채를 융합하여 그리고자 했습니다.

카라바조 Caravaggio(미켈란젤로 메리시 다 카라바조 Michelangelo Merisi da Caravaggio, 1571-1610)

도마뱀에게 물린 소년 Boy bitten by a Lizard

1594-95년경, 캔버스에 유화, 66 x 49.5 cm, The National Gallery, London

 

한 소년이 오른쪽 가운데 손가락을 도마뱀에게 물린 아픔에 깜짝 놀라 움츠리고 있습니다. 이는 짧은 감각적 쾌락 뒤에 숨어 있는 예상치 못한 고통을 은유한 것으로, 소년의 귀에 꽂힌 장미와 꽃병의 꽃 역시 곧 시들어 사라질 덧없음을 보여줍니다.

 

카라바조는 정물을 그리는 일은 인물을 그리는 일만큼 예술적 재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자연을 직접 관찰하여 그리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 점은 그의 혁신적인 특징 중 하나입니다. 초기에는 이 그림처럼 정물화나 일상생활의 장면을 그렸지만 곧 감정적이고 극적인 종교화 들을 전문적으로 그리게 됩니다.

카라바조에서 온 미켈란젤로, 천재이자 문제아

카라바조의 원래 이름은 미켈란젤로 메리시입니다. 그의 이탈리아 고향 마을 이름인 '카라바조'를 따라서 카라바조라고 불렀습니다.

 

카라바조는 그림 실력은 뛰어났지만, 성격이 나쁘고 거칠어서 이곳저곳에서 싸움을 일으키고 다녔습니다. 결국 카라바조는 칼싸움 끝에 사람을 죽이고 원래 살던 로마를 떠나 여러 곳으로 도망 다니는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그를 후원하는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죄를 용서받고 로마로 돌아가려고 했지만 다시 문제를 일으켜 감옥에 갇힙니다. 카라바조는 결국 로마에 돌아가지 못하고 병에 걸려 죽게 됩니다.

사소페라토 Sassoferrato(조반니 바티스타 살비 Giovanni Battista Salvi)

기도하는 성모 The Virgin in Prayer

1640-50, 캔버스에 유화, 73 x 57.7 cm, National Gallery, London

 

화가의 별명 사소페라토는 화가의 고향 이름입니다. 그는 개인의 기도를 직접 들어줄 듯한 혼자 기도하는 성모를 주제로 한 그림으로 유명합니다. 이 도상은 가톨릭 개혁의 원칙들을 결정한 트리엔트 공의회(1545-1563) 이후 유행했습니다.

 

이 그림은 사실적이면서도 단순한 구도와 색채로 감동을 줍니다. 값비싼 울트라마린을 사용한 파란색과 빨간색, 흰색 물감만으로 그려진 성모는 강한 빛을 받으며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조각 같은 얼굴과 우아한 색채는 르네상스 시대 라파엘로의 화풍과 비슷하지만 극적인 강렬한 빛은 바로크 회화의 특징을 보여줍니다.

렘브란트 판 레인 Rembrandt van Rijn

63세의 자화상 Self Portrait at the Age of 63

1669,캔버스에 유화, 86 x 70.5 cm,  The National Gallery, London

 

렘브란트는 프로테스탄트 국가였던 네덜란드에서 활동했습니다. 직접 이탈리아에 가본 적은 없지만 판화나 다른 동료로부터 이탈리아 미술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1640년대 암스테르담 최고의 인기 화가였으나 이 자화상을 그릴 때는 이미 파산한 상태였습니다.

 

렘브란트가 죽기 몇 달 전 그린 자화상입니다. 나이 들어가는 얼굴에 집중해 물감을 두껍게 발라 얼룩덜룩한 피부, 숱이 적어진 눈썹 등을 그렸습니다. 옷과 배경은 얇게 재빨리 칠해서 밝은 빛을 받은 섬세한 얼굴 표정에 주목하게 합니다. 1669 자화상으로 자신을 성찰했다는 해석도 있지만 노인 초상화를 그리기 위한 회화 기술을 연습한 것으로 보기도 합니다.

카날레토 Canaletto(조반니 안토니오 카날 Giovanni Antonio Canal)

베네치아 카나레조 입구 Venice: Entrance to the Cannaregio

1734-42년경, 캔버스에 유화, 48 x 80.2 cm, National Gallery, London

 

카날레토는 베네치아 모습을 자세하고 정확하게 그린 풍경화로 유명했습니다. 그랜드 투어가 유행한 시기, 이탈리아에 온 영국인들은 오늘날 여행 기념품으로 그림엽서를 사듯 그의 풍경화를 구입했습니다. 그림 속 장소는 지금도 인기 있는 관광지입니다.

 

이 작품은 베네치아 카나레조 운하의 입구를 그린 것으로, 인기가 좋아서 카날레토와 그의 공방에서 반복해서 제작했습니다. 차가운 저녁의 빛과 옅은 분홍색 구름이 있는 하늘은 1740년대 전반에 그려진 카날레토의 그림에 많이 나타나는 특징입니다.

18세기 베네치아 카나레조의 모습

18세기 베네치아 카나레조 입구의 모습을 그린 작풍입니다.

1. 오벨리스크 다리(Ponte delle Guglie)

다리의 양쪽에 오벨리스크가 한 쌍씩 서 있습니다. 1580년에 지은 다리입니다.

2. 게토(Ghetto)

기독교를 믿지 않는 유대인은 16세기부터 강제로 게토에 모여 살아야 했습니다. 사람 수에 비해 땅이 좁아서 건물을 높게 지었습니다.

3. 산 제레미아 교회의 종탑(Campanile)

산 제레미아 교회의 종탑은 13세기에 지어진 베네치아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입니다.

 

오벨리스크: 원래는 고대 이집트에서 태양신을 향한 믿음을 나타내기 위해 만든 돌기둥이다. 르네상스 시대에는 기념물과 건축 장식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토머스 로렌스 Sir Thomas Lawrence

찰스 윌리엄 램튼(레드 보이) Portrait of Charles William Lambton(The Red Boy)

1825, 캔버스에 유화, 140.5 x 110.6 cm, National Gallery, London

 

토머스 로렌스는 17세기 반 다이크, 18세기 게인즈버러와 레이놀즈의 뒤를 잇는 영국 대표 초상화가로, 특히 어린이를 그린 그림으로 유명합니다. 이 작품은 1967년 영국 우표에 실린 최초의 그림이 될 정도로 인기가 높았는데, 1대 더럼 백작이 자신의 아들이 예닐곱 살일 때 주문 제작한 것입니다. 소년은 1831년, 열세 살 나이에 결핵으로 죽고 말았기에 이 그림은 그를 추억하는 소중한 작품으로 남았을 것입니다.

 

이 작품은 루소(1712-1778)의 주장처럼 아동기를 특별한 시기로 여기기 시작한 당시 관점과 자연의 숭고한 힘에 대한 낭만주의적 관심을 담고 있습니다. 로렌스는 놀 자유가 있는 어린이가 최고의 스승인 자연의 가르침을 받는 모습을 그렸습니다. 도금된 액자는 처음부터 그림과 함께 제작되었는데, 로렌스가 직접 액자 제작가 조지 모란트(1770-1846) 에게 주문한 것입니다.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Pierre-Auguste Renoir

목욕하는 사람 A Bather

1885-90년경, 캔버스에 유화, 39.4 x 29.2  cm, National Gallery, London

 

고대 그리스 신화의 디아나와 악테온, 성경의 수잔나와 장로들 등 누군가 지켜보는 즐 모르고 있는 누드의 여성을 그리는 것은 과거부터 이어온 주제이지만, 르누아르는 동시대의 평범한 여성 누드를 그림의 주제로 삼았다는 점이 특별합니다.

 

르누아르는 1881년 이탈리아 여행에서 본 고대 로마의 조각상과 르네상스 회화에서 영감을 얻어 고전적 전통을 따르는 누드화를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짧은 붓 터치와 보색으로 대상의 빛과 움직임을 표현하였으며, 붓으로 번진 듯한 느낌을 표현해서 그림 속 여성과 그 주변 풍경을 더 감각적으로 보이게 했습니다.

빈센트 반 고흐 Vincent van Gogh

풀이 우거진 들판의 나비 Long Grass with Butterflies

1890년, 캔버스에 유화, 64.5 x 80.7 cm, National Gallery, London

 

반 고흐는 오늘날 인기 있는 후기 인상주의 화가이지만 살아 있을 때는 그림을 거의 팔지 못했고 스스로 실패자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작품은 반 고흐가 장신병이 악화되어 남부 프랑스의 생 레미 마을 근처의 정신병원에 입원했을 때 그린 그림입니다. 그는 죽기 얼마 전인 1890년 5월 4일경, 동생 테오에게 '그림이 잘 그려진다. 새롭게 자른 잔디 모습을 두 작품이나 그렸다'라고 편지를 썼습니다. 이 그림이 여기서 말한 두 작품 중 하나로 추정됩니다.

 

반 고흐는 잔디와 잡초 위로 나비들이 날아다니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담았습니다. 그의 작품은 감정을 담은 표현적인 밝은 색채와 유화물감을 겹쳐 두껍게 칠하는 임파스토 기법이 특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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